'우리는 모두 천천히 달리는 연습을 해야한다.'는 메모를 바탕으로 만든 소설 [천 개의 파랑]을 감명깊게 읽어 천선란 작가의 책을 찾아 읽게 되었다. 이 책은 '구하는 이야기를 써야겠다.'는 생각으로 쓴 책이다. 천선란 작가는 이렇게 한 문장으로 생각지 못한 세계관과 이야기를 풀어내어 몰입력이 강하다. 또, 주제가 명료하되 뻔하지 않은 플롯이라 다른 작품도 기대가 된다.
이끼숲
이야기의 배경은 지상세계가 멸망한 지구의 지하세계이다. 사람들의 생활은 엄격하게 통제되고 몸에 심어진 칩으로 감시를 당한다. 15세가 되면 부여받은 일을 해야하며, 따르지 않을 시 정신재활원에 붙잡히게 된다. 소설에서는 주인공 소마와 친구들 6명의 끈끈한 사랑과 우정 이야기가 펼쳐진다. 그러나 어느날 소마와 사랑에 빠진 유오가 일을 하던중 건물 붕괴사고로 사망하게 되고 소마와 친구들은 다쳤을 경우 신체 일부를 대체하기 위해 만들어진 유오 클론을 구하기 위한 모험에 떠난다.
제목이 왜 [이끼숲]일까. 지하세계에서 보는 별과 풀은 모두 인공물이다. 지상세계를 경험해보고 싶은 친구들의 소망은 밤하늘의 별과 땅에서 자라는 이끼를 보는 것이다. 소마는 유오의 클론을 구출하는데 성공했을까?
인상적인 구절
땅 속으로 기어들어 가야만 자랄 수 있는 땅콩은 땅속이어야만 살 수 있는 인간과 닮았다. 지금 우리의 삶은 예전 문명으로부터 떨어진 꽃처럼 느껴진다.
추천 🌼🌼🌼🌼
작가가 구해야겠다는 생각을 안고 쓴 책인만큼 나도 마음이 쫄깃해지며 글을 읽었다. 하지만 이전에 포스팅한 천선란의 [천 개의 파랑]에 비해 낯선 느낌이 들었다. 지하 세계의 삶을 살아보지 못해서 그런것이라 생각한다. 그렇지만 공상의 세계를 그린 다른 이야기들에 비해 현실적이고 구체적이라 미래 사회가 눈앞에 그려지는듯 하였다. 한국의 SF소설을 읽고싶다면 천선란 작가의 책을 추천한다.